[영화] <검은 수녀들> 개요/줄거리/후기
🎞 검은 수녀들
Dark Nuns, 2025
개봉 2025.01.24
개요 한국 | 미스터리 외 | 114분 |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권혁재
출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
줄거리
금지된 곳으로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유니아' 수녀(송혜교)는 '희준'(문우진)의 몸에 숨어든 악령이 12형상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당장 올 수 없는 구마 사제를 기다리다가 부마자가 희생될 것이 분명한 상황. 결국 '유니아'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서품을 받지 못한 수녀는 구마를 할 수 없다'는 금기를 깨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담당의는 '희준'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오직 의학이라 믿는 '바오로' 신부(이진욱). 우연한 기회에 그의 제자 '미카엘라' 수녀(전여빈)의 비밀을 알아챈 '유니아'는 '희준'을 병원에서 빼내기 위해 막무가내로 도움을 요청한다. '미카엘라'는 거침없는 '유니아'에게 반발심을 느끼지만, 동질감이 느껴지는 '희준'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한다. 마침내 두 수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소년을 살리기 위한 위험한 의식을 시작하는데... 원칙은 단 하나, 무조건 살린다!
〈검은 수녀들〉은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세계관만 공유할 뿐이고, 전작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전작과 같은 감독이 아닌 〈카운트〉, 〈해결사〉 등을 제작한 권혁재 감독의 작품인 것도 다르고, 서품을 받아(사제로 임명받는...?) 처음 구마 의식에 참여하게 된 사제를 다룬 전작과 서품을 받지 못하는 수녀가 금기를 깨고 구마 의식을 행한다는 설정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검은 수녀들〉은 단지 서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제한이 많은 가톨릭 체제 안에서 금기에 저항하는 수녀 '유니아'의 고군분투가 그려진 작품이다(실제로 여성은 성직자가 될 수 없다). 보수적인 사제들과 맞서고, 부마자를 믿지 않는 의학 신봉자 의사와 맞서고, 악령에 씌어 죽어가는 아이를 살리고자 하는 유니아와 그녀를 돕는 이들의 연대 기록이 담겨있다.
작중에 등장하는 단어, '12형상'은 솔로몬의 72악마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한 12위 악마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희준에게 씐 악령, 가미긴은 12형상 중에서 말, 또는 당나귀의 외형을 가진 악마다. 이는 전작인 〈검은 사제들〉에서 언급된 설정이라고 한다(검은 사제들을 봤는데 왜 때문에 기억이 안나묘). 가미긴은 바다에서 죽은 영혼을 불러내는 것이 특징이라는 설명도 있다.
(스.포.주.의!)
(MBTI)'S' 스러운... 현실적이고 지극히 사적인 감상평을 적어보자면...
서사를 누군가에게 도둑맞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서사를 풀어가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러닝타임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서사 같달까. 킥이 없는 이 느낌은 뭘까... 유니아 수녀가 맹목적으로 희준이를 살리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도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바오로 신부 이 사람은 도대체 뭘까...? 정신과 의사로서 구마를 부정하고 갈등을 조장하면서 이런이런 사탄들의 학교에 루시퍼의 등장인가... 흥미를 돋우기도 잠시, 눈앞에 드러난 악마의 존재 앞에 홀라당 쪼그라들어버린다. 존재감은 없는데, 또 임무는 막중한 인물이었다. 전작의 세계관을 가지고 왔기 때문에 가톨릭교회의 퇴마 예식인 '구마'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무당과 구마, 그리고 귀태, 빙의와 타로점까지... 한국형 오컬티즘의 총체였다. 설정은 새로웠으나, 무속신앙과 천주교 의식의 콜라보가 아직까지도 낯설다. 새로운 시도였는데, 새롭지 않은 스토리가 또 아쉽고. 함께 영화를 본 임여사(엄마)님은 꿈나라에 빠져 계시다가, 후반부의 구마 장면만 보곤 꽤나 볼만한 영화였다는 호평을 남기셨다. 글 안에서 짐작해 볼 수 있겠지만, 울 엄마는 초특급 긍정왕이다. 나도 엄마를 닮아 긍정왕! 까지는 아니어도 긍정 공주(...) 정도는 된다. 그렇긴 하다...
영화 감상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아무래도 영화 속 애기(...) 박수들한테 약한 것 같다. 〈파묘〉 때는 봉길이한테 홀리고, 이번에는 애동이한테 홀리고... 사실 'K'가 가미되었다고는 하지만, 서양에서 넘어온 가톨릭 체계의 세계관 속에서 갑작스럽게 우리나라 무속신앙이 섞여 들어 장르의 낯섦을 동반하였으나- 애동이 분량이 적었던 점은 조금 아쉬웠다ㅎㅎ... 내 앞에서 북을 치며 경문을 읊지 마시오... 끄앙😂. 아무래도 내가 그들에게 구마당한 것 같다(아니, 반대로 악귀가 들린 것 아닌지).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감독님께서 송혜교 배우님의 옆얼굴을 정말 좋아하셨나 보다, 싶기도 했다. 아니면 옆얼굴이 가진 종교적 해석이 숨어있었던 걸까? 그것은 잘 모르겠다. 아름다워서 관객들에게 자랑하고 싶으셨던 것 아닐까. 여러분, 제가 찍은 송혜교 씨의 옆모습을 봐주세요, 하고. 나였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찍고 있는 줄도 모르고 필름에 하염없이 담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배우님들의 연기는 다 좋았다. 단 음식을 좋아하고, 겁은 많지만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구마 의식에 뛰어든 미카엘라와, 줄담배를 피우며 사제들과 악령에게 거침없이 욕을 내뱉지만 사명감과 강단이 있는 유니아, 두 수녀님의 케미도 좋았다. 희준 역의 문우진 배우의 연기도 좋았다. 촬영 내내 고난이 많았을 것 같다. 전작에서도 박소담 배우가 악령에 씐 인물을 매우 무섭게 소화해 낸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쉰소리로 잇몸이 부서져라(...) 소리를 지르고, 라틴어를 줄줄 읊고, 묶여서 버둥거리고, 물을 뒤집어쓰고. 어느 장면 하나 쉬워 보이지 않았다. 너 이름이 뭐야?!? 그리고 끝내 고생스럽게 악마의 이름을 알아내었지만, 아쉬운 결말에 도달하고 만다. 아아 아무리 병에 걸렸다지만은... 수녀님을 그렇게 희생시키면...😥😥😥 마지막에 전작 주인공이었던 강동원 배우를 출연시킴으로써 분위기의 반전이 시도된 듯 보였으나... 여정의 마지막에 당도한 아쉬움을 달래줄 수는 없었다... 여운이 짙게 남거나, 복기하게 하거나, 마음을 후벼 파는 감동이 남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정해진 장르 안에서 벌어진 새로운 시도와,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이라 하겠다...!
- 평점
- -
- 감독
- 권혁재
- 출연
-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 김국희, 신재휘, 허준호, 유나, 김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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